뉴질랜드/이민

뉴질랜드 - 새옹지마(塞翁之馬)

Nomades 2010. 2. 19. 17:09

뉴질랜드에도 열대야가 있습니다.

 

최근 며칠동안 저녁에 창문을 열어놔도 후덥지근한 기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들리 바로는 오늘이 마지막 열대야라고 하던데 하여간 열대야라 그런지 땀납니다.. ^^ ;

 

뉴질랜드를 떠나는 것으로 결정하고,  주변 정리를 시작하니  오히려 머리가 가벼워지고 시간 낭비 적게하고 진작에 이곳을 떠날 걸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더군요.  괜히 더 있어보겠다고 머뭇거리다. IT에서 학비만 더 날리고... - - ;

 

한국에서 이야기되길  이곳은 은퇴를 하면 아무 걱정없이 안락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들을 하십니다... ( 물론, 그 전에 아이의 학업(영어)이  더 큰 이유가 되겠지만요..) 이곳의 영주권에 그 많은 분들이 자신의 모든걸 거는 이유가  거기에 있겠죠. 그래서 전재산을 모두 들고 이곳으로 날아와 아낌없이 이 땅에 뿌리겠다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요.

 

그런데 이곳 역시 그 안락함의 여유는 제한적입니다. 영주권이 없는 경우는 한 푼의 보조 없이 엄청난 물가와 기타 다른 부담을 온몸으로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 힘든 과정을 거쳐 영주권을 받아서 그나마 사회 안전망에 들어가면 다행인데, 최근 보면 몽땅 털리고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경우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주권자의 경우를 봐도  그리 녹녹하지는 않은데요.  이곳 노인분들이 받는 연금액은 대충 한달에 90만원 ( NZD 1,100 )정도 됩니다.  그분들 그걸로 생활을 하시는데요. (물론, 집이 없는 경우 렌트비보조가 국가에서 나오긴 합니다.) 기본적인 물가가 낮지 않고 공공요금도 아주 높기 때문에 그리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닙니다. 요즘은 그 물가도 계속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 더 힘이 부치는 형국인데요. 반대로 연금수혜요건은  뉴질랜드 정부의 재정 악화로 점점 강화되는 쪽으로 변경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기대수준에서 보면, 이곳 역시 (모지기 부담이 없는)  자기집과  렌트용 주택을 1채이상 따로 소유하지 못한 노년은 그리 넉넉하지도 않고 편안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이 사회가 그런 생활에 익숙하고 만족할 뿐이죠..  그래서 검소한 거겠죠..


아마도 언젠가 댓글에 영주권을 받으면 가진걸 모두 쓰시겠다던 분도 만약 그런 상황을 이해하시면 그렇게 낭만적인 행동이 쉽게 나오지는 못할 겁니다.

 

 

어제 이 곳 영주권을 받아서 생활하시는 50대 중반의 남자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원래는 한국에서 공장을 운영하시던 사장님이였다고 하시더군요. 배우자분은 미국에서 교수 생활도 하셨던 분이고요. 현재 딸은 뉴질랜드가 아닌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 - ;

 

그 분은 청소일을 하십니다. 청소권을 사서 하시는데 1년에 70,000불 정도 찍는다고 하시네요.  그 정도면  이 사회에서 상위권에 드는 소득인데요. 그 밖에 투잡으로 틈틈히 동네 잔디도 관리하고, 중고물품거래도 하고, 페인트도 칠하고.... 하여간 하루도 쉬지않고 부부가 일해서  일년에 모두 100,000불 정도 수입을 거둔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 분들 쉴 수가 없답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계속 일을 해야 생활이 유지된다고 하시더군요...??

 

낭만적인 복지국가 뉴질랜드에 취해서  날아오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여기서는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부지런하고, 더 노력하고, 더 절약하셔야 됩니다..   

 

하여간 처음에 비자문제는 꼬이고,  ICA는 학생들 상대로 장난질하고 할 때는  제가 재수가 없는건가 했었는데, 지금와서 보면 제가 아주 운이 좋은 경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 저의 경우는 선택을 명확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경우니까요....

 

그런거 보면 정말 인간사 새옹지마(馬)라는 말이 맞는것도 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