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ades/여행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 브루나이

Nomades 2010. 10. 1. 09:30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3개월 비자면제협정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3개월 이상을 체류하기 위해서는 방문비자를 3개월 단위로 연장 해야합니다. 물론, 워크비자나 은퇴비자(MM2H)가 있으면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그냥 저와 같이 방문비자로 장기체류를 하는 경우,  국외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합니다. 그러면 3개월 방문비자를 찍어줍니다. (일명 찹 찍기..!) 

 

그런데 과거에는 한국여권을 내면 별말 없이 찍어 주던, 3개월 방문비자가 재작년부턴가... 많이 까다로워 졌다고 합니다. 워낙 많은 가이드들이 이런 식으로 비자를 연장해서 워크비자 없이  일을 하고 세금도 내지 않고 장기체류를 하는 문제와 은퇴비자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에 따라 비자를 잘 찍어주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하여간 저 역시 방문비자 연장을 위해서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 두 번을 나갔다 왔습니다. 두 번 다 브루나이로 갔다 왔는데요. 이유는 가까워서 입니다. 이 곳 보르네오섬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사바주 바로 밑에 브루나이라는 작은 나라가 하나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직항이 있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는 석유 부국입니다.

 

 

그곳도 이 지역 대부분이 그렇듯 이슬람 국가입니다. 그리고 지역 토후인 술탄의 나라 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100% 복지를 자랑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세금도 없고, 의료와 교육도 무료고 하여간 사는건 대부분 나라에서 돌봐주기 때문에 걱정할 일이 거의 없는 나라입니다............... 대신 나라의 모든 돈 될만한거는 다 왕꺼...! 따라서 별 문제도 없고 다들 조용히 살아가는 한마디로 심심한 나랍니다.. ㅋㅋ

 

코타키나발루에서 이 나라에 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하늘로 가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배를 타고 가는 방법입니다.  하늘로 가는 방법은 그냥 공항에 가서 비행기 타면 됩니다.  물론 항공권은 그 전에 사야겠죠.  브루나이 국영항공이 하루 2회, 말레이항공이 1회.. 그런 식으로 비행기 편은 다양하고 많습니다. 쉽죠..!

 

그래서 이 글에서는 배편을 소개하겠습니다. 배로 가는 경우 역시 두가지가 있습니다. 면세지역으로 유명한 라부안이라는 섬을 통해서 가는 방법과 매눔복이라는 곳을 통해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 첫번째 브루나이 방문때는 비행기를 이용했었고 두번째는 라부안 섬을 통해서 갔다 왔습니다. 메눔복은 차로 이동하는 곳입니다.

 

라부안 섬은 말레이시아 연방 정부의 직접 관리를 받는 섬으로 섬 전체가 면세지역입니다.  항구에 도착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술과 담배를 파는 상점들입니다. 돌아다니는 현지인들을 봐도 술과 담배보따리 하나씩 들고 있습니다... ^^ ;

 

하여간 코타키나발루에서 브루나이로 가기 위해선 이 곳의 항구인 제셀톤포인트를 이용해야 합니다. 시티에서 북쪽 방향으로 수리아 백화점 옆에 있습니다. 배표는 입구에서 보면 바로 우측에 있는 건물안에서 살 수 있습니다.  대합실에 10여개의  창구가 있는데, 주위의 여러지역의 섬으로 가는 여러 종류의 배표들을 판매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 곳에서 브루나이행 표를 사는데요. 구입하는 표는 라부안을 거쳐  브루나이로 가는 티켓 입니다. 물론 라부안 행만 구입하고 라부안 도착후에 브루나이행 표를 따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 두 장의 배표와 항구이용권를 사면 됨. >

 

첫 배는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합니다. 라부안 도착은 11시 30분쯤,  3시간 정도갑니다. 이 배에는 일등석과 이등석이 있는데요. 제가 갈땐 일등석,  올땐 이등석을이용했었습니다. 저는 왠만하면 일등석을 추천합니다.  가격차이가 5링깃인데요. 큰 부담은 아닐 겁니다. 1등석을 추천하는 이유가 좀 거시기 한데요.  그나마 바퀴벌레가 일등석이 약간 적습니다. 아주 조금 더 깨끗하고 ... -..-; 그래도 잘 나오지는 않지만, 비디오도 틀어주고 비행기처럼 컵라면과 커피를 파는 나무로 만든 카트도 돌아다니고 ..  ( 시커먼아저씨들이 들고 다닌다는.... ) 하여간 바퀴벌레만 종종 잡으면서가면 그냥 저냥 탈만

은 합니다... ㅋ

 

< 라부안행 배 - 일등석 객실모습. 좌석들 옆의 쓰레기통이 인상적임. >

 

라부안에 도착하면 점심시간입니다. 저흰 간단히 항구앞에 있는 유일한 패스트푸드점인 KFC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다른 곳이 있나 반경 500m안쪽을 다뒤져 봤는데, 그 흔한 커피체인점 하나 없더군요.. 그냥 담배와 술 판매점들만 바글바글합니다.

  

 

KFC에서 점심을 먹고 더위를 피하다가 12시 30분쯤 출국수속하고 오후 1시 출발 브루나이행  배에 올랐습니다.  라부안에서 브루나이는 1시간 정도 걸립니다. 가끔씩 배가 연착하는 경우도 있으니 배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 일이 대부분 그러니까요... 그냥 다들 조용히 기다립니다..

 

그리고 출국장은  KK행과 브루나이행이 같은 장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혼잡하니 항상 지금 배편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를 항구직원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안내 방송은 계속 시끄럽게 나오긴 하는데,  대부분 메눔복행 보트시간 안내방송이라  그거 열심히 듣고 있으면 안내방송 듣다 지칩니다.그리고 왠지 그리로 가야되나 싶어지기도하고...  

 

그렇게 브루나이에 도착하면,  브루나이의 수도인 반다르세리베가완으로 들어가는 택시들과 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택시는 비싸고 버스는 아주 싼데요. 대신 버스는 자리가 적습니다.  그리고 버스는 운행시간이 있기 때문에  운행시간을 기다려야 됩니다.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이용해야 합니다. 버스요금은 일인당 2 브루나이 달러만 내면 되는데요. 약 50분 후에 반다르세리베가완 시내중앙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내려줍니다.

 

 < 브루나이 항구와 버스터미널을 왕복하는 버스 >

 

다른 방법인 택시는 가고자하는 목적지까지 아주 편안하게 모셔다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길눈이 어두워도 별상관 없고 말입니다. 그러나 브루나이의 택시 요금은 정말 후덜덜입니다. 한국의 배추가격은 저리가라입니다. 보통 올라타면 기본적으로 20달러 이상 내야합니다.(브루나이달러기준 = 싱가폴달러와 1:1 연동)

 

그러나 이런 모든 불편과 비용문제를 해결해주는 한가지를 기억하면 좋습니다. 반다르세리베가완의 많은 호텔들은 무료픽업서비스를 합니다. 그 곳을 여행하는 경우, 항상 프론트에 픽업서비스를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솔직히 반다르세리베가완 시내는 볼 것이 없습니다. 그냥 모스크와 광장 쇼핑몰 정도, 그러나 한 가지.! 사람들은 정말 순하고 친절합니다! 제가 지금껏 돌아다닌 곳중에 가장 순박한 모습의 사람들이 브루나이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먹고 사는게 팍팍하지 않아서 그런건지 하여간 다들 순하고 친절합니다.. !

 

하여간 그 곳에서 하루를 지내고 다시 다음날 아침에 배를 타러 항구로 돌아가는데요. 배시간이 너무 빨라서  호텔에서 조식도 못먹고 버스터미널로  달려가야 했습니다. 항구로 가는 버스가 6시 40분에 터미널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항구에서는  아침 8시와 9시에 배가 출발합니다. 택시비 아껴보겠다고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서 뛰는 겁니다. ^^ ; ( 무료픽업서비스는 어쨌냐고요..?  너무 시간이 빨라서 그 시간에는 이용불가 랍니다. 그러나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는 가능. )

 

브루나이의 항구에서 사바주 남쪽에 있는 작은 항구인 메눔복(Menumbok)으로 직접 가는 배가 있기는 합니다. 그 배를 타면 메눔복으로 들어가서 그 곳에 있는 KK행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그 버스는 오전, 오후에 한 대씩 하루에 두 대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10시쯤, 라부안에 돌아와 말레이시아 입국수속을 거쳐 비자스템프를 받고, 오후 1:30 출발하는 KK행 배를 타고 제셀톤 포인트에 돌아오면 비자연장용 여행은 끝나게 됩니다. 물론 라부안 입국장에서 이민부 직원들이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주로 장기간체류가 의심되면 "얼마나 더 있을거냐?"  "여기서 일하는거 아니냐?" "어디서 지내냐?" 이런 것들을 질문합니다. 그냥 " 난 길게 홀리데이 중이다. " 하면서 버티면 됩니다. 물론 그러다 추방당할 수도 있다는... 조심.. ^^ ;

 

다음번 비자연장용 여행은 싱가폴인데요. 마눌님이나 딸아이가 브루나이 때와는 다르게 기대가 크네요.... 비행기표도 이미 예약했다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