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이 곳으로 올 때,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이틀을 보냈습니다. 그 이틀 동안 어디서 지낼까 여기저기 뒤지다가 선택한 것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이었습니다. 민박을 선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그 지역의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왠지 편할 것같은 느낌도 있고요.
하여간, 그런 이유로 해외여행을 다닐 때면, 항상 한국인이 현지에서 운영하는 민박을 이용해왔습니다. 그리고 항상 좋은 느낌을 가지고 돌아왔었고요.
그런데 이번에 묵었던 골드코스트 민박은 정말 대박이더군요. 하도 인터넷에 좋다는 말이 많아서 그 곳을 선택을 했었는데 정말 말이 많게 생겼더군요... ^^ ;
인터넷으로 골드코스트 민박을 검색하면, 두 개의 민박이 검색 되는데요. 그 중에 한 곳은 블로그도 있고 홈페이지도 있고 이용 후기도 감명 깊게 있고.... 하여간 눈에 딱 들어오는 곳이 있습니다. 방도 15개나 되고 바베큐 시설도 있고... 하여간 참 준비가 잘 돼있구나 싶은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곳을 선택했습니다. 남들이 좋다니까.... 선택 했습니다... ^^ ; ( 그런데 그 좋다는 글들이 다 일 년 전꺼더군요.. -- ; )
뉴질랜드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예약금도 호주 달러 $50 아니면 한화 52,000원을 입금하는 조건이라 한화 52,000원을 입금했습니다. 그리고 3월이 특별 할인 기간이라고 하시면서, 1박에 호주 달러 $70만 받는다고 하시더군요. 성수기는 $80~$90 정도 하는 거 같았습니다.
하여간 할인도 되고 시설도 좋고 친절하기까지 하다니 참 편안한 기분으로 골드코스트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골드코스트 공항 검색대에서 생쇼를 좀 했었지만, 픽업서비스 나오신 분이 너무 좋은 분이라 골드코스트의 첫 인상은 정말 야~ 이런 곳이 있었구나.. 감탄이였습니다.
검색대에서 고추 가루와 된장이 걸려서 거의 1시간 30분을 붙잡혀서 시달리다가 제일 늦게 입국장으로 나왔는데.... 그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픽업 서비스 나오신 분을 만나곤 호주 공항의 검색대에서 생겼던 불쾌한 감정이 싹 사라지더군요.
시달림에 지친 후 입국장에 들어서는데, 덩치 좋고 인상 좋은 젊은 청년 한 분이 작은 도너츠 봉지 하나를 들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국 게이트 앞에서 저와 마눌님, 딸아이를 기다리고 있으시더군요. 시간상 그 분도 힘드셨을 텐데 전혀 그런 내색 없이 저희를 보자마자 배고프실 것 같아서 도너츠를 준비했다고 건내시더군요. 저희 가족! 정말 놀랐습니다.. ^^ ;
이런 픽업서비스도 있구나하는 .. 정말 감동 먹었습니다. 골드코스트라는 곳이 다르게 와 닿더군요. 방금전까지 사람 힘들게 하던 입국절차가 바로 잊혀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민박으로 가는 도중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분은 그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신학생이시더군요. 그냥 아르바이트 삼아 가끔 민박에서 부탁을 하면 픽업 서비스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픽업 서비스 비용이 $50인데 저희가 돌아가는 날은 일요일이기 때문에 무료로 해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일요일에 돈을 받을 수 없다고 말입니다.
하여간 그 분과 호주와 뉴질랜드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민박으로 갔습니다. 공항에서 민박집까지 한 30분 정도 걸렸던 거 같습니다. 기분 좋게 민박에 도착해서 짐을 내려 놓고 민박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예약 확인을 하고 이틀 치 민박 요금을 선불로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민박집 아주머니.. 1박에 $90로 계산해서 $180불을 요구하시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기분좋게 $180을 드리려고 했었는데, 문득 예약 메일을 주고 받을 때, 3월 특별할인 요금 $70이었던 것이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서 뭔가 잘 못 알고 게시는 듯해서 예약을 $70에 했다고 말씀드리니, 그러냐고 그럼 $140만 달라고 하시더군요. 여기까지는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돈을 지불하고 방을 소개 받고 시설 이용에 대한 안내를 받고 짐을 풀고 쉬려고 하는데, 날까로운 우리 마눌님 한 마디 하십니다...
" 예약금 $50은 이미 지불했잖아.. 그럼 $90만 내면 되잖아..! "
마눌님 바로 민박 아주머니를 만나러 가더군요. 그리고는 조금 후에 돌아왔습니다. 손에 $50을 쥐고.. 그리고는 그 아주머니의 말을 전해주더군요.
민박 아주머니 왈, "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숙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간 다음에 연락이 와서
$50을 다시 돌려주는 경우도 있다.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마라...! "
마눌님 한마디 합니다.. " 그럼 연락 없으면, 그냥 꿀꺽한다는 소리잖아..! "
그 아주머니에게 예약금 이야기를 하는데 그 옆에 있던, 그 집 아들이 너무 민망해 하더랍니다. 물론 그 아주머니 너무 자연스럽고 당당하구요.... ^^ ; 아들은 아직 때가 덜 묻은 거겠지요.. -- ;
하여간 여기까지는 그냥 가벼운 에피소드 정도로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사실 제가 뉴질랜드를 떠나기 며칠 전부터 허리에 통증이 있어서 힘들었는데, 그 날 골드코스트 공항에서 음식물 때문에 검색을 1시간 넘게 받느라고 힘들었는지 허리 통증이 최악이었습니다. 그래서 허리 통증 때문에 그 일은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그 날 오후에 민박 아저씨가 집사람이 음식점 위치를 물어보니 직접 차로 안내까지 해주더랍니다. 그래서 그 아주머니가 계산이 좀 흐리구나 이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 정신이 없어서 그 날은 모르고 있었는데, 마눌님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그 민박 위생 상태가 최악이더군요. 침대 벌레가 있었습니다. 두 마리를 잡았는데 모두 피를 잔득 먹은 후더군요.
그건 누구 피.??
마눌님 피였씁니다. 뉴질랜드에서 벼륙에도 물리지 않았었는데... ^^ ; 호주에 와서 물려주셨더군요.. 그것도 여행을 와서.. ^^ ;
그리고 침대 시트에는 언제,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체액과 체모가 늘러 붙어 있었습니다. 정말 우~ 웩~ 이더군요. 상당 기간 세탁을 하지 않은 듯 했습니다. 이틀만 조용히 지내다 가자는 생각에 그나마 좀 깨끗해 보이는 부분으로 자리를 정리해서 잠을 잤습니다.
다음날 저의 허리 상태가 좀 호전 돼서 유명하다는 골드코스트 해변 구경이나 하자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걷는게 허리에 좋을듯해서 그냥 걸어서 해변으로 갔는데 그 거리가 상당하더군요... ^^ ;
밖으로 나가기 전, 민박 아주머니께 관광 지도를 구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A4지에 출력한 숙소 주변 지역 구글 지도를 한 장 주시더군요.
그러면서 민박 아주머니 한마디, "이거 전에 출력을 많이 했었는데, 다 사라지고 몇 장 남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갔다 와서 반납해라.. "
A4지 한 장에 출력한, 구글 지도를 .....? 하여간 "예"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 ; 지금껏 A4 한 장에 출력한 관광지도 돌려달라는 상황은 처음이라 좀 당황스럽더군요..( 시내에 가니 여기 저기 질 좋은 공짜 안내지도 천집니다... ! )
하여간 해변 한 바퀴 돌고 오후에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숙소 가까이 왔을 때, 숙소에서 남자들 목소리로 욕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 되고 있더군요.
무슨 일인가 하며 민박 마당에 들어서니, 투숙객 아저씨 한 분과 민박 사장님이 마당에서 말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민박 마당에 들어서자. 민박 아주머니가 막 당황해서 민박 사장 아저씨를 내실로 밀어 넣더군요... -- ; ( 그 싸움은 민박 사장 아저씨가 투숙하시는 분에게 막말을 해서 그렇게 된거라더군요... 하여간 그래 많이 참았다. 이제 한 번 붙어보자 그런 분위기... ~~ )
하여간 참 이 민박 좋다고 일년 전에 여행 후기 올린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 되게 민망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어째든 다음날 아침 6시에 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저희는 입국 날 픽업 서비스를 해 주셨던 그 젊은 분에게 연락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민박에 그 분에게 연락을 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자 민박 왈, " 픽업 서비스는 당연히 민박에서 하는 거다. 원래는 더 비싼데 $50에 왔으니 갈 때도
특별히 $50불에 해주겠다. "
그래서 마눌님이 왈, " 아니다. 우리는 그 분에게 픽업 서비스를 받겠다고 이미 약속을 했다. 그러니 연락 부탁한다. 연락이 힘들면 전화번호라도 알려달라.."
그러자 민박 왈, " 그런 전화번호를 함부로 알려줄 수는 없다. 그게 이런 민박의 룰이다. 그런데 ( 좀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혹시 오늘 시내 관광을 그 사람에게 부탁해서 했냐..? "- 전날 음식점들 위치를 알려주면서 민박 사장 아저씨가 직접 차로 시내 관광 안내를 해주니까 저렴하게 이용해라 이런 언질이 있었습니다. -
그래서 마눌님 왈, " 우리는 걸어서 갔다 와다. 오해하지 마라. 하여간 그 분께 연락 부탁한다. "
그러자 민박 왈, " 그 사람은 민박 사장님이 그 때 잠깐 바빠서 하루 부탁한 사람이다. 픽업 서비스는 당연히 민박에서 해주는 거다. $50에 해준다. 그리고 6시에 출발할 필요 없다. 7시에 출발하면 된다. 걱정말고 잘 자라. "
그래서 마눌님 왈, " 아니다. 우리는 그 분을 원한다. (최후의 일격...) 그 분이 무료로 픽업 서비스 해주시기로 했다. 연락 부탁한다. "
그러자 민박 왈, " (표정이 울그락 불그락) 알았다. 그럼 연락해 보겠다. "
하여간 그리곤 한 시간 쯤 지났을까요? 민박 아주머니가 방으로 오시더군요. 그러더니 그 분의 전화번호가 적힌 포스트잇을 주시더군요. 자기가 전화를 몇 번이고 했는데 통화가 안되더랍니다. 그러니 당신들이 알아서 전화 통화해서 공항에 가라고 하더군요. 민박 아저씨가 내일 일이 생겨서 픽업을 못 해주게 됐다고 하면서 ... -..- ;
마눌님 살짝 마음 약해져서 한마디 합니다. "(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어. 그럼 어쩌지 그냥 민박 아저씨를 이용할 걸 그랬나.. "
그래서 제가 한마디, " 전화나 걸어보고 걱정해.. "
마눌님이 바로 그 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왠걸 ... 그 친절한 미소의 젊은 청년 ... 바로 받더군요... ^^ ;
하여간 그렇게 픽업을 약속하고 그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민박을 나왔습니다. 저희가 나가는지도 모르더군요. 하여간 민박 아주머니나 아저씨나 아무도 나와보지 않길래 그냥 나왔습니다. 물론, 꾸겨진 A4지 한 장 짜리 구글 지도와 방열쇠는 책상 위에 얌전히 올려 놓고 나왔습니다.
새벽 6시, 이른 시간인데도 그 젊은 분, 시간 정확히 민박 앞으로 오시더군요. 이번에는 올 때와는 다르게 9인승 차를 몰고 오셨더군요. 짐이 좀 많은 관계로 올 때는 좀 좁았었는데, 가는 길은 아주 편하게 갔습니다. 가는 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헤어지는데 이번에는 딸아이 먹으라고 초코렛을 주시더군요. 물론 저희도 픽업 비용 $50을 드렸습니다. 처음부터 드릴 생각이었구요. 처음에는 받지 않기로 했는데 어떻게 받냐고 그 청년, 극구 사양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 이건 픽업 서비스 요금이 아니고 기름값 입니다."하면서 계속 권했습니다. 몇 번을 권하니 그제야 받으시더군요.. ^^ ; 그렇게 그 미소가 아름답던 청년과 인사를 하고 골드코스트를 떠났습니다.
그 청년과 헤어지는데, 공항에 아주 굵은 무지개가 떠있더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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