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ades/여행

유럽여행 세번째 - 신화의 나라 그리스(Greece)

Nomades 2010. 3. 5. 17:18

인류의 역사을 이야기하다 보면, 항상 제일 첫 번째 장을 차지하는 곳이 그리스입니다. 물론, 징기스칸이 세계를 지배했을 때 지금 같은 역사 체계가 있었다면 은왕조나 진시황제가 처음으로 나왔을 겁니다. 서구 문명이 전세계를 지배하는 현재의 세계사가 그리스를 제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디오게네스 ,,,, 등의 철학자들의 나라라는 이유 만으로도 왠지 내가 철학자가 된듯한 공상에 빠지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로마 제국의 사상적 기반이었고 터키와 더불어 초기 기독교 역사의 배경이 되기도 한 땅이기 때문에 서구 중심의 세계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꼭 가봐야 할 나라 중 첫 번째가 그리스라는 이야기가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 겁니다. 

 

지금은 경제위기에 휘청 거리는 유럽의 경제적 골치거리지만 2천년 전만 해도 두려울 것이 없는 인류 문명의 보고였던 신화의 나라 그리스... !! 그리스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가보는 곳은 당연히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Acropolis) 언덕입니다.

 

< 파르테논 신전 - 아테네의 수호신인 아테나 여신을 모시던 곳 >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의 수호신인 아테나 여신을 모시던 곳입니다. 그 웅장함은 보는 이들을 신화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뛰어난 예술미를 갖은 벽면의 부조들은 대영박물과에 가 있다는 겁니다. 영국인 엘긴 경이 가장 뛰어난 부조 부분들을 벽체로 몽땅 뜯어가 버린 건데요. 영국에 1/3, 그리스 박물관에 1/3,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1/3.. 이렇게 흩어져 있는 파르테논 신전의 기구한 신세를 알고 나면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리스와 영국은 문화제 반환 문제로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은 문화제들를 보호해야 되기 때문에 자신들이 보관해야 한다며 반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문화제들를 털어간 여러 강대국들의 논리와 같은 이유로 그들의 소유권을 정당화 시키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겁니다. 프랑스에 있는 외규장각도서 역시 그런 이유로 반환이 되지 못하고 있지요.. -..-

 

승리의 여신 니케(NIKE:나이키)를 모시는 아테네니케 신전과 6개의 소녀상으로 유명한 에렉테니언 신전,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인 디오니소스 극장이 이 언덕에 있습니다. 

 

< 디오니소스 극장 - 현재도 공연에 사용되고 있음. > 

 

신들의 왕인 제우스 신과 함께 가장 유명한 신 하나를 이야기하라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빼놀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의 신전은 생각밖으로 황량합니다. 바닷가 근처에 홀로 기둥만 남아 있는 앙상한 신전을 보면 시간의 야박함이 느껴집니다.

 

< 바다의 신 포세이돈 신전 >

 

아테네 시를 나와서 그리스 문명의 가장 중요한 신정의 장소인 델포이를 가봤습니다. 델포이는 파르나소스 산 중턱에 자리한 도시입니다. 고대 그리스는 신탁소로도 유명했는데 고대 그리스 정치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신탁을 받는 장소들이었습니다. 신들 세계의 얼짱, 태양의 신 아폴론 신전의 신탁소는 그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신탁소였는데 그 곳이 델포이에 있었습니다.

  

< 아폴론 신전 - 신탁소 >

 

< 델포이 원형 극장 > 

 

그리고 델포이의 원형 극장 옆에는 4년마다 한 번씩 그리스인들이 모여서 운동 경기를 행했던 고대 경기장 유적이 있습니다. 올림픽의 원형이라고 보면 됩니다.

 

<델포이 원형 극장 > 


< 아폴론 신전 >

 

이렇게 본토를 간단히 여행하고 미케네 문명의 크레타섬으로 향했습니다. 아테네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하루 밤을 온전히 가면 새벽 무렵 섬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이 섬에는 크게 두 개의 항구가 섬 양쪽에 있어서 한 쪽 끝으로 들어가서 섬을 횡단한 후 다른 한 쪽으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크래타 섬은 유럽문명의 발생지로 유명한데요. 에게해 문명인 미노아 문명이 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헬라크리온 항구에 내려서 미로의 전설로 유명한 크노소스 궁전을 찾아가보면, 그냥 그렇고 그런 유적지 하나가 나옵니다.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서 실망스러울 수 있는데, 3500년 전의 건축물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 ; 

  

<크노소스 궁전의 벽화 >

 

< 크노소스 궁전 유적지 >

 

사실 크레타 섬은 다른 목적보다는 휴식을 위해 들어갔다고 보는 것이 솔직할 겁니다. 당시 제가 두 달 동안 동유럽과 북유럽, 터키까지 모두 돌아보고 서유럽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너무 힘들고 지쳐서 휴식을 취했던 장소가 크레타 섬의 중앙에 있는 작은 해변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이름은 조르지오폴리(Georgioupoli)라고 합니다. 거의 알려지지도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크레타 섬의 작은 해변 마을이었는데요. 긴 여행의 꿈 같은 휴식을 3일 동안 보냈던 곳 입니다. 숙박비도 싸서 하루에 1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 ;

 

하얀 작은 단층집을 혼자 사용 했었는데, 취사도구도 준비가 되어 있어서 직접 밥도 해 먹었습니다. 그 집에서 첫날은 정말 거의 24시간을 잠만 잔듯하네요.. 그런데 이틀 째 되는 날 누가 문을 두두리는 겁니다. 누군가하고 문을 열어봤더니 동네 꼬마들 세명이 같이 놀자고 하더군요.. 둘째 날은 아래 사진 속의 꼬마들과 축구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해변에서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꼬마들도 지금쯤이면 어른이 다 되었겠지요. 시집 장가도 다 가고... ^^ ;

 

< 크레타 섬의 아이들 >